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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싸이월드 투자 이유

 

 

최근 삼성이 원조 SNS인 싸이월드에 투자하기로 한 소식이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22일 삼성그룹의 벤처/스타트업 투자회사인 삼성벤처투자는 최근 싸이월드에 대한 1차 투자를 마쳤고 추가 투자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투자규모를 정확히 밝힌 바는 없지만 업계에서는 전체 투자규모가 50억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전 이런 투자의 움직임은 VC의 투자를 이끌어 내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후 삼성의 추가 투자로까지 이어지리라 예상합니다. 삼성이 내년 출시 계획인 갤럭시S9에 탑재할 뉴스서비스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개발 용역비를 투자금 명목으로 싸이월드에 지불한 것에 불과하다는 해석도 있지만, 그럴 것이었다면 단순 용역비 제공만 하고 말았을텐데 지분투자까지 이뤄진 점을 고려하자면 자연스럽게 추가적인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 예상할 수 있습니다. 50억은 삼성의 투자금으로써 너무 작은 금액이니까요.

 

싸이월드는 에스케이컴즈에서 30명 규모로 인원 축소/분할 독립하였고 이후 프리챌의 전제완 대표가 인수해 에어라이브와 합병되었습니다. 투자를 받은 현재, 현직원과 퇴사직원들의 체불임금을 모두 깔끔히 정리하고 거의 전 분야의 핵심인재 채용을 꽤나 공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최근 삼성의 투자를 보며 그 이유에 대해서도 관심들이 많았습니다. 산소호흡기로 연명하는 수준의 회사에 무려 '삼성'이 투자를 한다는 것은 뭔가 있는 것이 아니겠느냐는 것일텐데요. 그 이유에 대해서는 인공지능의 학습데이터 확보가 유력하다고 생각합니다. 방대한 데이터를 쥐고 있는 기업들, 특히 포털들은 대부분 자체적으로 AI를 개발하고 있으니 데이터를 공유해 주고 싶지 않았을 것이고, 컨텐츠가 부족한 삼성의 입장에서는 AI 개발을 위해 컨텐츠를 공급받아야 하는 입장이니 싸이월드에 남아 있는 컨텐츠가 필요했다고 봅니다.

 

싸이월드에는 한글로 표현된 텍스트 자료들과 그와 연관된 이미지들, 사용자들의 반응 패턴 및 경로 등 인공지능이 학습할 만한 양질의 데이터들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결국 빅스비는 싸이월드에 쌓여 있는 빅데이터로 성장해 컨텐츠 플랫폼으로서의 도약을 꿈꾸는 것이 아닌가 예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삼성의 AI인 빅스비와 싸이월드가 결합한 컨텐츠 서비스를 내놓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싸이월드가 여전히 보유하고 있는 방대한 한글 데이터들과 사용자들의 DB는 빅스비에 매우 필요한 부분일 겁니다. 아마도 향후 빅스비는 막강한 AI기능으로 진화해 새로운 컨텐츠 플랫폼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삼성은 컨텐츠와 플랫폼을 갈망하고 있을테니 이를 충실히 수행해 내고 말테니까요.

 

 

 

 

AI도 사용자와 정보를 연결해주는 일종의 플랫폼이라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개발 이후에도 AI는 사용자가 필요한 그 무엇, 결국 컨텐츠가 필요합니다. 현재 대중화되어 시장에서 쉽게 접할 수 있고 또한 각광받고 있는 상품은 바로 AI스피커와 인공지능 비서입니다. 최근들어 이 시장의 승자는 '컨테츠 큐레이션을 잘하는 곳이 승리할 것이다' 라는 예상이 나오는 것도 전혀 이상할 게 없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현재 컨텐츠의 트렌드는 동영상과 이미지, 즉 시각적인 것들이 선도하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특히 요즘 한창 주목받고 있는 AI스피커는 그 어떤 컨텐츠도 오디오로만 표현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AI 스피커가 시장에서 자리 잡는데 오디오 컨텐츠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리라는 예상도 가능합니다. (물론 AI스피커가 IOT-사물인터넷의 허브 역할을 충실히 해내는 것이 시장에서 자리 잡는데 더욱 중요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좀 옆길로 샜는데, 다시 싸이월드로 돌아와서.

전 싸이월드 자체가 완전히 살아나 예전의 명성을 되찾을 것이라 전망하기에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점령한 국내 SNS 세상에서 여전히 싸이월드를 그리워 하는 움직임이 꽤 있다는 사실이 고무적입니다. 실제로 삼성의 싸이월드 투자 기사가 나간 이후 싸이월드, 다모임 등 지금은 잊혀진 서비스들을 추억하는 이야기들이 온라인 게시판에서 많이 보이기도 하고 실검 1위도 종종 하고 있습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새로운 SNS 자체를 마다할리 없을 뿐더러 기존에 좋은 기억과 경험을 가지고 있던 싸이월드가 가까운 시일 내에 적절한 모양새로 등장해 준다면 꽤나 많은 사용자들이 이용할 수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게다가 예전 싸이월드 세대가 성장해 이제는 구매력을 가진 연령대가 되었다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일 것입니다. 

 

  


 

삼성이 제조업 마인드에서 벗어나는 의미있는 움직임이 되길, 어떠한 형태이든 좋은 서비스가 새롭게 런칭되어 보다 풍요로운 온/오프라인 세상이 되길 바라며, 삼성의 빅픽쳐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세상에 나오게 될 지 사뭇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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